[선진문학뉴스]연재-맹수연 시인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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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문학뉴스]연재-맹수연 시인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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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수연 시인의 시향" 

세상은 아직 아름답다


              맹수연


웅크리고 있던 전구의 발가한 빛이 깨지고
끈끈한 아침이 터져 나왔다
 
트럭 아래 몸을 감추고 있던 고양이가
오늘도 여러 개의 목숨을 사냥하러 나서고,
감자탕 가게 아저씨는
지난 밤 어둠을 미처 털어내지 못한 털모자를 덮어쓰고
오늘도 몇 개의 목숨을 지키러 나온다
아침의 거리는 결코
순리대로 흐르는 법이 없다
 
한 사내가
전봇대 아래에 모든 괴로움을 토해놓고
시린 입김처럼 잠들었다
매일의 인생을 소주 한잔에 팔아먹고 그는
소리없이 짓밟는 법을 배웠다
한 때 그의 전부였던 추억들
삶을 유지하게 했던 작은 절망의 순간들과
오징어 눈처럼 굴러다니던 주머니의 동전들은
사내의 발밑에서 흐리멍텅한 비명을 지른다
덕분에 그는 아침에 잠들 수 있다
 
아무리 가느다란 햇빛이라 해도
그것은 결국 거리의 대부분을 잡아먹는다
죽음으로 채워지는 희망들은
날카로운 어둠속에 몸을 숨기고 부활을 꿈꾼다
어차피 인생의 많은 부분이
망각의 연속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을
 
폐경을 맞은 창녀는 또 하나의 아침을 축복하고
전봇대 사내의 발은 얼어간다
삶은 누구에게나 자비롭다




 

[맹수연 시인 약력]


1987.02.17 세상과 만남.
로맨티스트 운명론자
2009 서정문학 신인문학상으로 등단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학사졸업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공학석사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박사과정
버니버닛(주) 대표이사
(주)엑스컴퍼니 대표이사
선진문학작가협회 회원
(선진문학 동인문집) 민들레 外 다수
선진문학(소록도시화전 출품)
경남고성 앤화이트 갤러리 시화전 출품
2018 중도일보 작품 연재
2019 아시아뉴스통신 작품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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