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문학뉴스]연재- 안병미 시인 편
선진문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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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27 23:55
여보 미안해
금잔디 안병미
여보 미안해
첫 만남 때부터
금테안경 너머로 보이는
예지 가득한 눈빛
봄처럼 따듯하고 고운 인상
훤칠하고 든든한 푸른 나무 같은 모습에
내가 볼품없고 키 작은 민들레 같아
그때도 미안해
솜씨 없는 식탁도
세상 어디에도 없는 맛이라며
소탈한 들꽃 같은 모습 보며 미안해
서툴고 부족한 엄마로
어린 남매를 키워 왔는데
훌륭한 사회인으로 성장시켰다며
침이 마르도록 칭찬받는 것도 미안해
부부싸움 할 때도
언제 싸운 적이 있냐고
우린 그런 적 없다 미소 띠며
말해 줄 때도 미안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 불어도
칠흑 같은 새벽을 뚫고
현관문을 나서는 모습과
발자국 소리에 미안해
밥 먹을 때 가장 먼저
식탁 밑에 와서 기다리는 축복이와 비교해
개만도 못하다고 해도
마냥 재밌어하는 모습도 미안해
둘이 살다가 어느 날 문득
세상을 떠나게 될 때
하루라도 먼저 떠날 테니
그리 알라고 하는 말 들을 때
여보 미안해.
[안병미 시인 약력]
현재 대전 거주
선진문학작가협회 회원
선진문학 포항 시화전 출품
선진문학 전주 시화전 출품
2019 아시아뉴스통신 작품연재 발표
선진문학 잡지 작품발표
취재- 이정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