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 인사
선진문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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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24 21:46
ⓒ 작성-김상호 기자
작별 인사
칼럼리스트 김상호
70년대 특전사 군대생활 힘든 시절을 서로 함께 의지하며 오랜 세월을 살아온 전우가 있었습니다.
퇴직 전우들 모임 외에는 자주 만나지는 못하더라도 늘 생각나고 보고 싶은 형제 같은 친구입니다.
스포츠형 검은 머리가 어느새 새하얗게 변했고, 사고로 거동도 불편해진 쇠약한 노인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에게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친구야, 나 먼저 간다!" 친구의 이 말을 들은 저는
야 뭔 말이야 하고는 전화받은 자리에 그대로 앉아 아무 말도 못 하고 그저 눈물만 흘렸습니다.
그리고 그 전화를 끝으로 며칠 뒤, 친구의 아들로부터 아버님이 운명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 세상과 작별할 시간이 되었다는 순간, 친구의 '먼저 간다' 는 작별 인사 속에는 그동안 고마웠다는
감사의 의미가 있었을 것입니다. 인생에서 진짜 벗은 한 명도 어렵다는 걸 나이가 들수록 실감합니다.
기쁠 때든, 슬플 때든, 평안할 때든, 괴로울 때든, 시간이 흘러도 한결같이 곁을 지켜주는 사람,
내가 먼저 그런 사람이 되어주어야 합니다.